국내 증시에서 투기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들의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코스닥시장에서 케이맨제도 버진군도 말레이시아 라구안 등 조세 회피지역 '빅3'에서 활동하는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대금은 2천9백56억원으로 이 기간 외국인 총 거래대금의 28.2%에 달했다. 이는 작년 1월(13.1%)과 비교하면 2배를 훨씬 웃돌며 2002년 7월(29.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케이맨제도 소재 투자자들은 이 기간 중 5백66억원 상당의 주식을 순매수,미국(3백70억원)을 제치고 코스닥시장내 최대 '큰손'으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미국 대형 펀드들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헤지펀드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떠난 자리를 헤지펀드가 메우면서 중심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도 본격적으로 헤지펀드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며 "코스닥 시장은 우량 기업들이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장기투자 성향의 영.미계 펀드들이 대거 코스닥을 빠져나가 헤지펀드의 득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