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화되고 있는 달러가치 하락의 기조에는 일명 미국의 '쌍둥이 적자'로 불리는 경상적자와 재정적자가 깔려있다. 경상·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이런 불안감이 달러가치 급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달러가치를 급락시키는 핵심은 경상적자다. 무역적자가 주축이 되는 미국의 경상적자는 올해 6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2년 4천7백억달러,2003년 5천3백억달러에서 급증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올해의 경상적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5.7%에 해당하며 누적적자는 2조6천억달러로 GDP의 23%에 달한다. 미국의 경상적자가 1992년 소폭 흑자를 기록한 이후 줄곧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미경제의 활황과 이에 따른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대중국 무역에서 적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의 경상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캐롤라인 바움은 "미국이 경상적자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성장 속도를 낮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정적자도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복병이다. 올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4천1백30억달러(GDP대비 3.6%)를 기록,전년 회계연도에 비해 9% 급증했다. 특히 재정적자는 클린턴 행정부 말기만 해도 GDP대비 1%이상 흑자를 냈으나 부시 행정부 들어와 급속히 감소,급기야 큰폭의 적자로 반전됐다. 재정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것은 공공투자 등 지출이 늘어난데 비해 대규모 감세 등으로 세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상적자 확대를 달러약세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약달러가 수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금까지 경상적자에 따른 달러 부족을 메워준 자본유입에는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달러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 외국정부나 투자자들의 달러자산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달러자산을 팔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자본유입을 위해 국채값을 떨어뜨릴 경우 금리는 상승압력을 받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