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여야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22일 최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법사위 상정 거부 뿐만 아니라 본회의에서의 물리적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열린우리당이 투자촉진을 위해 기금관리기본법개정에 총력을 다하기로 하자 한나라당은 전면 재검토를 주장,논란이 되고 있다.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을 둘러싸고도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최대 쟁점은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문제다. 한나라당은 "연기금에 의결권을 줄 경우 정부가 연기금을 통해 민간기업을 지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는 곧 연기금을 고리로 한 사회주의의 실현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연기금의 의결권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다. 여권이 지난 21일 연기금 '자산운용위원회의 독립기구화'등 야당 주장을 반영한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한나라당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진정 독립성을 강화하려면 의결권 제한과 함께 부당개입 공무원의 처벌조항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승민 제3정조위원장은 "의결권 제한이라는 핵심 요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산운용위 독립화 등 부수조건에 대해서만 언급한다면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기금관리기본법을 비롯 민간투자법 국민연금법 한국투자공사법 등 연기금 관련 '4대 입법'처리에 당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연기금 개혁은 연기금이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지,관치운용하겠다는 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가급적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합의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독립성부문에서 야당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한 터라 의결권 행사,사모펀드 투자 문제에서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