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트한자, 세계 첫 퍼스트클래스 터미널 개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탈리아 최고 가구명품인 B&B 소파와 수공예 카페트로 장식된 화려한 라운지,엷은 회색빛 유리와 우윳빛 대리석이 어우러진 와인바와 레스토랑.회색 사암으로 장식된 천정과 벽에 대리석 욕조를 갖춘 샤워룸. 별 7개짜리 호텔 내부가 아니다.
유럽 3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이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야심차게 공개한 퍼스트클래스 승객 전용 초호화 터미널의 모습이다.
가격파괴를 앞세운 저가 항공사들의 공세로 전세계 항공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의 대표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가 VIP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호화 여객기인 콩코드의 운행이 중단되고 브리티시항공 스위스항공 등 대부분 유럽항공사들이 퍼스트클래스를 줄여나가는 움직임과 사못 대조적이다.
루프트한자는 1천9백만달러를 들여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5백44평 규모의 퍼스트 클래스 터미널(first class terminal)을 세계 최초로 건립했다.
다음달 1일 문을 여는 퍼스트클래스터미널 이용 승객들은 개인비서는 물론 인터넷접속이 가능한 사무실,샤워룸,최고급 뷔페,50종류의 고급 위스키를 갖춘 바,호화로운 라운지,시가룸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출국시간에 맞춰 벤츠 S클래스를 타고 해당 비행기나 출구로 이동하게 된다.
45분 안에 체크인,보안검색,출국심사 등을 터미널에서 모두 마칠 수 있는 특별 공항수속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당일 퍼스트 클래스 승객 외에 루프트한자 마일리지 프로그램 최고등급인 HON서클 멤버들도 이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다.
HON서클 멤버가 되려면 2년 안에 60만 마일의 마일리지를 획득해야 한다.
볼프강 마이어후버 루프트한자 회장은 "다른 항공사들이 VIP고객 대상 서비스를 줄여나가는 동안 루프트한자는 퍼스트클래스터미널 등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하루 동안 약 3백50명의 승객들이 터미널을 이용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항공사는 지난 2002년 6월부터 스위스 전세기회사인 프리바트항공과 제휴를 맺고 독일 뒤셀도르프,뮌헨과 미국 시카고,뉴어크를 오가는 48석 규모의 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항공기를 세계 최초로 운행했다.
향후 워런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벅셔헤서웨이의 자회사 넷젯과 손잡고 맞춤형 전용기 서비스 도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프트한자는 올 중순부터 저가운임에서 벗어나 고객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춰 왔다.
티에리 안티노리 루프트한자 수석부사장은 "이번 터미널 건립은 루프트한자의 브랜드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적절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는 반면 너무 극소수의 고객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유럽 저가항공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루프트한자의 여객수송(RPK)은 올해 3분기에 5.1% 감소했다.
유럽 최대의 저가항공사인 영국 라이언항공,이지젯은 기내 무료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기존 항공사들에 비해 67% 가량 낮은 파격적인 요금을 제시하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로 현재 10여개의 저가 항공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은 영국 히드로공항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크며 루프트한자의 허브공항 역할을 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늦어도 2006년까지 제2의 허브인 뮌헨공항에도 퍼스트클래스터미널을 열 계획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