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정부의 한계 드러낸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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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이용한 집단적 수능 부정행위에 이어 대리시험 행위까지 적발되면서 교육인적자원부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해 학원 강사의 수능 출제 및 복수정답 파문에 이어 올해 부정행위 파문까지 일면서 수능시험뿐 아니라 교육부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부 홈페이지(국민참여마당)에는 '수능 재시험 실시''교육부 해체' 등을 주장하는 글이 매일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발등의 불'을 끄려고 지난 22일 내년부터 '수능 부정행위자는 향후 3년간 응시금지''시험장 내 전파차단기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교육현장의 반응이 예상 외로 냉담한 것도 교육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교육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교육부가 학생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교 교사라고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은 교육부 홈페이지에 "우리의 제자들이,뉴스화면을 시커멓게 장식하면서,얼굴을 가리운 채 호송차에 타고 있다"며 "이런 데도 국민에게 사죄하는 마음 없이 3년 응시제한이라니요"라고 질타했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곤혹해하며 한편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한 교육부 공무원은 "교육부가 전국의 모든 학생과 시험장을 감시하고 통제할 수 없다. 교육부도 부정행위 가능성을 알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항변했다.
수능일 전까지 각 시·도 교육청에 휴대전화 부정행위 방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질적 부정방지 대책없이 관계기관에 공문을 띄운 것만으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참에 대학을 믿지 못해 학생선발권을 줄 수 없다던 교육부는 과연 신뢰받는 교육행정을 펼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이번 일을 보면 국가가 입시를 통제하는 일이 사실상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땜빵'식의 개선대책 대신 각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돌려주는 등 교육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한 대학 관계자의 지적이 새삼 설득력있게 들린다.
김현석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