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인수.합병) 테마주가 '안개 장세'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화강세 내수부진 등이 악재로 작용,증시주변 여건이 불투명해진데다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마저 약화되면서 마땅한 투자대안을 찾기 어려워지자 '영원한 테마주'인 M&A가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23일 증시에서도 외환은행 현대오토넷이 급등하는 등 이같은 분위기가 역력했다. 씨티그룹도 외국계로는 드물게 'M&A 테마주에 주목할 때'란 분석보고서를 통해 중소형 철강주 운수장비 은행 증권 관련 30개 종목을 그 대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M&A 기대주 급등 이날 증시에선 외환은행과 현대오토넷이 M&A 기대감에 힘입어 각각 6% 이상 급등,종합주가지수 상승률(1.22%)을 크게 앞질렀다. 현대오토넷의 경우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지분 전량(34.98%)을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투자자들에게 안내서를 배포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렸다. 외환은행도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지분 매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초강세였다. 장중에 론스타측이 해외 언론을 통해 '지분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대세는 '언젠가는 매각될 것'이란 쪽으로 기운 뒤였다. 최근 외국계 게버랜트레이딩이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한진해운도 2.46% 상승했다. ◆외국계도 '바이 M&A' 유도 씨티그룹스미스바니증권은 이날 "앞으로 M&A 테마주가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내 M&A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 증권사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기대되면서도 △시가총액 대비 자산 현금보유금액 현금흐름 등이 우량한 30개 종목을 유망 M&A 테마주로 추천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동부제강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등 중소형 철강주와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대한항공 등 운수장비 및 창고 관련주 등을 꼽았다. 금융업종 중에서는 국민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대신증권 동양종금증권 동양화재 등을 관심 대상으로 꼽았다. 이들 종목의 경우 투자자가 돈을 빌려 인수하더라도 인수비용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증권사 다니엘 유 연구원은 "정부도 시장의 자율적인 M&A를 막지는 않을 것"이라며 "M&A 테마주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적 악화 유의해야 하지만 M&A 테마주가 조정장세의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은행담당 연구원은 "M&A 가능성이 주가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주의 경우 M&A 기대감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부각된 측면도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국내 경기 사이클이 좋지 않은 것도 부담 요인이다. 유 연구원은 "급격한 경기 침체와 실적 모멘텀 악화로 기업들의 현금보유금액이나 현금흐름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이 경우 M&A 테마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