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日지자체의 소리없는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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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해에서 마주보이는 이시카와현 마토시.물과 쌀이 맛있고,인심이 좋아 일본에서도 살기좋은 마을로 손꼽히는 곳이다.
인구 6만8천명의 소도시인 마토시가 '하쿠산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마토시는 내년 2월1일자로 하쿠산시로 바뀐다.
일본정부는 재정건전화와 행정효율화를 위해 2003년 4월 합병특례법을 만들어 지자체간 통합을 추진해왔다.그러나 합병 주도권,도시명,공무원 감축 등의 장애물에 부딪쳐 진통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마토시 하쿠산시 등 8개 시·군·읍이 합쳐 탄생하는 '하쿠산시'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마토시는 인구가 하쿠산시의 2배가량이지만,신도시명을 양보했다.
통합을 주도하는 마토시가 도시명을 양보해야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토 미쓰오 시장(72)의 결단 때문이었다.
산 전체가 희다는 하쿠산은 후지산과 함께 일본 3대 영산으로 불린다.
"통합으로 도시 규모가 커져 재정 효율은 물론 기존 지역의 장점을 모을수 있어 국제도시로 발전할수 있게 됐다." 가토 시장은 "하쿠산의 온천 스키장 등 관광시설과 마토의 농업·공업지대를 묶고 전통문화를 살려,문화교육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쿠산시 탄생은 기존 지자체 단체장들의 희생으로 가능했다.
시장은 한 사람으로,지방의회 의원들은 1백명에서 35명으로 줄어든다.
공무원 수도 현재 70% 수준으로 줄어들지만,기존 공무원 고용은 보장하고 정년퇴직한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10년에 걸쳐 감축된다.
새 시청이 들어서는 마토시 중심가에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21세기는 문화·교육·환경이 도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 지역출신 문화예술가를 기념하는 기념관과 공원 시설 등을 보강하고 있다.
일본의 3천1백여개 시·군·읍은 내년 4월까지 2천1백여개로 30% 이상 줄어든다.
밖에서 보는 일본은 '변화가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실제로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다만 소리없이 조용하게 변하고 있을 뿐이다.
국제경쟁력과 효율을 높이려는 지자체 통합작업이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