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서면서 종합병원마다 뇌졸중과 관련된 무료 건강강좌가 붐을 이루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 뇌졸중 발생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치매와 더불어 대표적인 뇌 질환이다.
뇌는 인간의 두개골을 채우고 있는 1백40억개의 세포로 이뤄진 기관이다.
몸무게의 2% 정도인 1.3~1.5kg에 불과하지만 심장에서 뿜어내는 혈액의 15~20%를 소비하는 곳이다.
이런 뇌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이다.
특히 뇌졸중과 치매는 뇌의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질환으로 무엇보다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뇌세포 파괴 원인 미리 찾아내 제거해야
나이가 들수록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건강이 중요하다.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걷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을 못하고,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에서는 20세부터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세포가 매일 20만개씩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뇌에는 2조개 정도의 신경세포가 있어 1백세까지 살아도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세포 수는 전체의 1%도 안되므로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신경세포의 파괴를 가속화하는 질환이 문제다.
뇌신경세포는 다른 세포와 달리 일단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원인을 미리 찾아 제거해야 한다.
신경세포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가 부족해 뇌세포들이 죽어가는 뇌혈관 질환이나 특정 신경세포가 불분명한 이유로 빠른 속도로 죽어 치매나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질환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질환이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혈액 흐름에 이상이 발생해 혈액을 공급받고 있는 뇌조직 기능에 문제가 생긴 상태를 말한다.
뇌는 혈액 속의 산소와 포도당을 영양분으로 사용하는데 혈액이 차단돼 이 두 가지가 잠깐이라도 공급되지 않으면 뇌신경세포들은 즉시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치매란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뇌 손상을 일으키는 각종 질환으로 인해 지적 능력을 상실하는 경우를 말한다.
초기에는 기억력이 감퇴하고 의사를 즉각 표현하지 못하다가 차츰 방향 감각이 떨어지고 계산을 틀리게 하며 성격도 변한다.
◆고혈압이 가장 위험
뇌혈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위험인자를 빨리 발견해 조절하면 뇌졸중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흡연 과음 등이 위험한 인자들이며 고지혈증 비만 운동부족 등도 영향을 미친다.
이 중 고혈압이 가장 위험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흡연자는 무조건 담배를 끊어야 한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뇌졸중 위험인자를 찾아 가능한 빨리 이를 조절하면 뇌졸중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이 치매보다 더 위험하다.
갑자기 발병하고 발병 후 조금만 지체해도 뇌세포가 손상돼 회복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뇌혈관에 20초 정도 피가 통하지 않아도 의식을 잃게 된다.
4분 이상 방치하면 뇌세포는 영영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
특히 뇌졸중은 재발의 위험성이 높아 퇴원 후에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뇌졸중은 내과적 또는 외과적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지만 결코 느닷없이 생기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 년에 걸쳐 뇌혈관에 문제가 쌓이고 쌓여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면 그 때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증상이 발생한다.
◆어지럼증도 뇌줄중 원인일 수도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여러 가지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따라서 아주 작은 증상이라도 지나치지 말고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뇌졸중이 발생한 후에는 마비 등 후유증이 크고 치료에 힘이 드는 만큼 사전에 이상 징후를 느꼈다면 정밀검사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 어지럼증이나 두통도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한 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증상이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두개로 보이는 시야장애가 있으면 뇌줄중을 의심해야 한다.
뇌졸중으로 환자가 쓰러지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전에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뇌졸중으로 인한 신체장해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안정시킨다고 집에서 쉬게 하면 안된다.
아무리 늦어도 발병한 후 3시간 이전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의식을 잃은 환자는 먼저 편안하게 눕히고 넥타이,벨트 등 몸을 죄는 것들을 풀어준다.
환자가 토하는 경우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기도를 막지 않도록 얼굴을 옆으로 돌린 후 입 안을 닦아준다.
의식이 깨어나도록 하기 위해 찬물을 끼얹거나 뺨을 때려서는 안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정진상·이광호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