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바이오 CEO)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델컴퓨터의 주문형 PC가 시장을 석권한 것처럼 이제 유전자칩도 맞춤형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 것입니다."
최근 세계 최대 생명공학 기기업체인 어플라이드바이오시스템즈(ABI)와 유전자칩 사업 제휴를 맺은 마크로젠의 서정선 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ABI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질병진단용 맞춤형 유전자칩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에서 마크로젠은 ABI의 유전자칩을 이용하는 유전자발현 분석 사업에 대해 아시아 지역의 서비스 공급권을 갖는 한편 신제품 개발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특히 ABI의 고밀도 유전자칩을 활용,각종 질병진단과 진료에 쓰일 수 있는 저밀도 맞춤형 유전자칩을 속속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크로젠은 얼마전 서울대 의대 내에 문을 연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예측 DNA칩 센터'와도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서 회장은 "ABI가 유전자 분석 분야 역량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제휴를 요청해 왔다"며 "이번 제휴는 신제품 개발이나 세계시장 진출 측면에서 마크로젠에도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질병예측 DNA칩 센터는 제대혈과 바이오칩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앞으로 개인별 맞춤의학 시대를 여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서울의대 교수와 마크로젠 대표이사를 겸임해 오다가 벤처기업특별법상의 겸임시한 규정에 따라 지난 7월 대표 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유전자칩,유전자분석,유전자이식 생쥐를 중심으로 한 마크로젠 사업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전략마련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올해 1백억원의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중심 벤처기업으로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서 회장은 "올 들어 이미 90억원을 돌파했으며 월별로는 이익을 내고 있다"며 "내년 6월 결산 때는 손익분기점을 넘는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계적으로 2천개가 넘는 연구소를 고객으로 확보해 매출의 4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쪽 성과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전자 연구분야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일본 연구진의 '아빠 없는 생쥐' 출산 연구에 참여,영국 네이처지에 소개된 데 이어 알코올 생산 등에 관여하는 미생물 유전자를 완전 해독해 이를 상업화하는 내용을 다룬 논문이 세계 유수 과학잡지에 실릴 예정이라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CEO를 맡으면서 벤처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신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도와준다는 목적으로 지원 방안을 쏟아내기보다는 장기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