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폭락하자 농협이 계약 재배한 물량을 현지 밭에서 폐기 처분하고 있다.


일부 배추 농가들도 수송비조차 건지지 못해 배추 밭을 갈아 엎고 있다.


정부는 배추값 안정을 위해 수매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배추 도매 가격은 5t 트럭에 1백43만원선.이달들어 김장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다소 안정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백15만원에 비하면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매 가격도 폭락하기는 마찬가지.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의 배추 가격은 7백50원,무 가격은 5백원 정도로,지난해에 비해 무는 21%,배추는 55%선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후 3년만의 최저 시세'라는 것이 농협유통 변영부 바이어의 설명이다.


배추값 폭락으로 농협은 지난 12일부터 무 배추 계약재배 물량의 10%선에 해당하는 2백24ha,총 10억3천만원어치 상당 물량을 생산비 수준에 사들여 폐기하고 있다.


농협과 재배 계약을 맺지 않은 농가 중에서도 폐기하는 농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부안 상서농협의 전현상 상무는 "배추값 하락으로 지역 농가의 배추 재배 물량 중 25% 정도는 폐기 처분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협수매에도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26일부터 7백58ha,34억1천만원 정도의 물량을 추가 수매할 예정이다.


농협은 '김장 10% 더 담그기 운동'을 전개하고,점포별로 무 배추 직거래장터도 개설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 배추 담당 이수희 차장은 "배추 농사를 짓는데 들어간 비용을 건질 수 있는 최소 시세가 1백50만원 선이지만 요즘 90만원도 안되는 선에서 거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배추 무 가격이 폭락하는 이유는 올해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각각 18%,11% 정도 증가했기 때문. 하지만 내수침체로 올들어 음식점이 15만여개소나 휴폐업하는 등 배추 수요는 지난해의 60∼70%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할인점들이 배추를 원가 이하의 '미끼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농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배추 5포기를 2천4백80원,포기당 4백96원꼴로 판매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포기당 3백90원에 판매하고 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