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지 7일만에 투신사 MMF(머니마켓펀드)로 4조6천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은행의 MMDA(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감소,미세한 금리차이에도 부동자금이 급속히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7영업일만에 투신사의 초단기상품인 MMF로 4조6천2백억원이 유입됐다. MMF 잔액은 19일 현재 64조3천2백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MMF와 경쟁관계인 은행의 MMDA에서는 이 기간 중 자금이 소폭 감소했다. 지난 11~19일 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 등 4개 대형은행의 MMDA잔액은 8천1백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부동자금이 MMDA에서 MMF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MMF와 MMDA간 상대적인 금리차이가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후 국민은행을 비롯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 폭에 비례해 MMDA 수신금리를 0.2∼0.25%포인트가량 인하했다. 현재 거액 법인자금의 MMDA금리는 연 2.60∼2.70% 수준이다. 반면 MMF의 제시수익률은 콜금리 인하 후 0.10%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재 MMF 제시수익률 평균은 연 3.35% 수준으로 MMDA와의 금리격차가 0.7%가량에 이른다. 두 상품간 이처럼 절대금리 차이가 나는 것은 MMDA의 경우 은행 고유계정으로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반면 MMF는 콜 CD(양도성예금증서) 등 단기유동성뿐만 아니라 국고채 통안채 등 단기채권에도 투자하는 실적상품이기 때문이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과거 MMDA와 MMF는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MMDA에서 MMF로 이동하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저금리가 심화될수록 거액 법인자금들이 미세한 금리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운용보수 인하를 통해 MMF 수익률을 경쟁사들에 비해 0.10%포인트 더 높게 제시한 CJ자산운용의 경우 최근 닷새만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권경업 대한투신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환율 급락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단기 부동자금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