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끝없는 대결과 갈등을 보여왔던 여야 사이에 모처럼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여야 원탁회의'가 어제 시작됐고 또 오늘은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회동한다. 이를 계기로 꽉막힌 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우리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여야 원탁회의는 어렵사리 마련된 자리인만큼 여야가 모든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구체적인 결실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문을 걸어 잠그고서라도 민생현안들을 논의해 합의에 이를 때까지 문밖으로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이를 안다면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발등의 불은 민생과 경제문제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에 미달하고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 점에서 여야가 민생ㆍ경제관련 법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키로 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실 민생ㆍ경제관련 법안들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은 풀기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개혁이니 뭐니하는 정치적 관점을 일단 제쳐두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겠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절충점을 못찾을 이유가 없다. 경제주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열고 들어 본다면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엊그제 경제단체장들이 긴급회동을 통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각종 법안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법안 심의에 앞서 이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것이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첩경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경제주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결단을 과감히 내려주었으면 한다.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이른바 4대 개혁법안도 절충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혹 절충에 실패해도 그것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다음 임시국회로 미뤄 좀더 논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