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 잡자" .. 데이콤 · 씨티 전격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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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으로 두루넷 인수에 나섰던 데이콤과 씨티그룹 파이낸셜 프로덕츠(CFP)가 손을 잡았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씨티그룹이 나서면서 혼미 양상을 보였던 두루넷 인수전은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데이콤은 24일 씨티그룹과 공동으로 두루넷 인수에 나서기로 하고 구체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는 최근 두루넷 인수 의향서를 각자 제출했으나 씨티그룹이 데이콤에 두루넷 경영권을 넘기는 방식의 전략적 투자를 제안하고 해외 투자자를 물색 중이던 데이콤이 이를 받아들여 제휴가 성사됐다.
데이콤 관계자는 "두루넷 인수 후에도 직원들의 고용보장과 독립성을 유지시킬 방침"이라며 "데이콤 파워콤 두루넷을 별도로 운영하되 파워콤망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루넷 인수를 위해 외자유치를 추진해 왔던 데이콤은 막강한 자본력의 씨티그룹을 파트너로 삼게 돼 해외 단기투자 펀드를 끌어들이려 한다는 우려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씨티그룹 역시 국내 통신사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씨티그룹은 단독으로 두루넷 인수의향서를 제출,인수자격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외국인의 경우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두루넷)의 지분 한도인 49%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씨티그룹이 3백80억원 상당의 두루넷 정리채권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두루넷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두루넷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순조롭게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데다 두루넷과 파워콤 합병에 따른 이익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데이콤-씨티그룹 컨소시엄이 채권단에 하나로텔레콤보다 파격적으로 높은 인수가액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데이콤과 씨티그룹이 공동전선을 형성하자 두루넷 인수에 낙관적이던 하나로텔레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어 부담이 된다"면서도 "터무니없이 높은 인수가로는 두루넷을 인수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두루넷 매각 입찰서는 내달 13일 제출하게 되며 다음달말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양해각서(MOU) 체결과 실사를 거쳐 내년 2∼3월께 최종 인수계약이 맺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은 KT가 50.9%,하나로텔레콤이 23.6%,두루넷이 10.9%,데이콤이 1.6%를 점유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