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열리는 대만 입법위원 선거에서 살인미수죄로 13년 징역형을 선고 받은 입법위원이 재출마하는 등 재판중인 인물무려 18명이 후보로 출마했다고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가 24일 보도했다. 대만에서 재판 중인 인물이 이처럼 많이 입후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타이중(臺中)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옌칭뱌오(顔淸標) 입법위원은 지난 8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공금 횡령 및 살인 미수죄로 징역 13년형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 중이다. 옌 후보는 타이중현 현의원으로 있던 2001년 현의회 공금 3천500만 대만달러(11억5천 한화 상당)를 횡령, 룸살롱 접대비로 지출하고 자신을 협박한 사람을 청부살해하려 한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다. 옌 후보는 2001년 당시 구치소에 수감됐었으나 아들의 선거 운동 덕분에 그 해12월 임기 3년의 입법위원에 당선된 후 풀려나 활동해왔다. 이 신문은 또 재판 중인 후보 18명 외에도 복역 중이거나 지명 수배 중인 정치인들의 부인, 형제 자매 등 가족들이 입법위원 선거에 대신 출마해 유권자들에게 "누명을 벗겨달라"며 표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판 중인 후보 가운데는 무소속이 9명으로 가장 많으며 집권 민진당 3명, 친민당 3명, 국민당 2명, 대만단결연맹 1명 등이다. 민진당 소속 펑후(澎湖)현 후보 가오즈펑은 "요즘에는 민주 사회가 되면서 예전과 같은 양심수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대만 국민은 재판이 워낙 오랜 기간 진행되기 때문에 소송중인 후보들의 출마를 단점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