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24일 "한국경제는 거시 면에서는 양호하나 미시구조는 허약한 `좋은 거시경기 속의 나쁜 미시구조'를 갖고 있다"며 "중단기적으로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장은 24일 오후 이 대학에서 비공개로 열린 `교육지도자과정 특강' 발표문에서 이 같이 밝히고 "특히 장기과제로 인적자원 재구축으로서 교육개혁이 필요하다"며 "대학구조조정을 통해 서울대도 대학원 정원을 교수대 학생비율 2∼3대1까지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지난 40년 간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주가지수 등 한국의 거시지표는 대체로 좋았지만 중복 과잉투자와 부실채권 문제 등 미시적인 문제점이 많았다"며 " 외환위기 이후 무리한 경기부양책만 동원한 결과 체질개선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국민소득의 경우 현재 달러당 환율이 1천1백원 대여서 국민소득도 1만달러 수준이나 IMF이전 환율인 8백원을 적용하면 1만5천 달러가 되는 등 `계수장난'일 수 있다"며 "정부가 경제성장률 대신 `국민소득 2만달러' 구호를 내세우는 것은 경제를 경기부양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한국경제의 중단기적 과제는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이라며 "구조조정만은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하는 개혁적 케인스 주의를 도입하는 한편 투명성과 적자생존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대로 교육받은 인적자원이 경제운영의 핵심 엔진이기 때문에 장기적과제는 교육정책, 즉 인적자원의 재구축정책이 돼야 할 것"이라며 "대학은 앞으로정원 감축과 선발제도 다양화 등 구조조정을 통해 교육의 질과 효율성을 높여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서울대는 앞으로 대학원 정원을 감축해 교수 당 대학원생을 2∼3명만 배정하는 한편 수능 우수자, 국제올림피아드 입상자, 지역균형선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장은 그러나 "경시학원을 조장하는 `국내'올림피아드 경력이나 과외를 통해 만든 자기소개서, 돈 주고 만든 추천서 등은 입지자료에서 폐지하거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cim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