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헤지펀드로부터 줄기차게 자사주 소각 압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KT&G가 당초 계획을 앞당겨 소각용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주목된다. KT&G는 24일 기업은행으로부터 자사주 1천만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규모는 전일 종가 기준으로 총 3천1백65억원어치며,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25일 사이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한다. 중소기업은행은 총 1천9백51만주(지분율 11.1%)의 KT&G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올 연말까지 자사주 4백만주를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는 당초 계획보다 많은 물량인데다 모두 소각할 예정이어서 최근 영국계 헤지펀드가 자사주 전량 소각을 요구한 사실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계 헤지펀드인 TCI는 이달초 KT&G가 영국에서 실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주가안정용으로 매입한 자사주까지 전량 소각하지 않으면 소버린자산운용까지 끌어들여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동양종금증권 이경주 애널리스트는 "당초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초과하는 물량"이라며 "TCI를 의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당 펀드 입장에서는 자신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만한 뉴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외국인투자자의 자사주 소각 요구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주주중시 경영을 위해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3.63% 오른 3만2천8백원에 마감됐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