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24일 국회에서 양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여·야 원탁회의'를 열어 정기국회 회기 내에 주요 민생·경제 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우선 처리키로 합의했다. 여야 지도부는 그러나 국가보안법 개폐 등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른바 '4대 입법'은 심도있게 논의하지 않았다. 여야는 일단 정치법안보다는 경제법안 처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어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형 뉴딜정책'(종합투자계획)에 필수적인 경제법안들의 국회 통과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의 제안을 한나라당이 전격 수용함에 따라 이날 처음 열린 원탁회의에서 열린우리당측에선 천정배 원내대표를 비롯 홍재형 정책위원장,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이계안 제3정조위원장,이목희 제5정조위원장,박영선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측에선 김덕룡 원내대표,이한구 정책위의장,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유승민 제3정조위원장,최경환 제4정조위원장,임태희 대변인 등이 테이블에 앉았다. 천 원내대표는 "국회가 생산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지 못했는데 원탁회의를 통해 대화와 합리적 토론이 이뤄지는 상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로 삼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양당이 합의하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풀어가자"고 주문했고,천 원내대표도 "민생·경제 법안만큼은 얼마든지 토론하고 양보할 것은 서로 양보하자"고 화답했다. 회의에서 양당 지도부는 내년 예산안 처리에 최대한 협조하고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도 가능한 한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원탁회의를 통해 양당의 이견을 조율키로 했다. 원탁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경제법안에는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비롯 공정거래법,국민연금법,민간투자법,한국투자공사법,벤처기업육성특별법 등이 포함됐다. 양당은 현안이 있을 때마다 원탁회의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의 경우 한나라당이 연기금의 의결권을 제한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등 세부 항목마다 양당의 입장이 맞서고 있어 합의를 통해 대안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한나라당이 '완전한 합의'를 전제로 한 법안 통과를 강조하고 있어 2주일 남은 정기국회 회기 내에 주요 경제법안들이 정상적으로 통과되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