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내년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FT가 25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앨런 더테일 부회장은 24일 파리 컨퍼런스에서 그동안 자신들의 수요를 과대평가해온 전자 부품 유통업자들이 앞으로 2분기정도 재고 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또 같은 컨퍼런스에서 유럽최대 반도체장비업체 ASML의 대표이사(CEO) 데이비드 던이 "우리는 향후 2~3분기 동안 중기 조정을 거친 뒤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같은 ST마이크로의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ASML의 던은 이어 "시장이 강한 성장세를 겪은 뒤 현재 다소 공급 과잉 상태에 있다"면서 "적어도 2분기 정도는 재고 조정 시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세계반도체생산능력통계(SICAS)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설비가동률이 지난 3,4분기에 92.7%로 2.4분기의 95.4%에 비해 낮아졌다고 밝혔다. 가동률 감소는 거의 2년만에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같은 반도체생산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은 신규 공장 설립 지연을 초래하고 이에따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같은 반도체 장비 업체의 수주 실적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FT는 지적했다. 어플라이드는 지난 10월에 끝난 회계연도에서 반도체들의 활발한 신규 공장 투자에 힘입어 2000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거뒀으나 이번 1.4분기(11월~내년 1월)에는200㎜ 라인 설비 투자 축소로 35% 가량의 수요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FT는 이같은 부정적 전망에 따라 반도체업계가 현재 유통업체들의 재고 축적 수준과 연말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음악재생기 등에 대한 수요 강도에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어플라이드의 CEO 마이크 스플린터는 "(업계) 모든 사람들이 소매 상품의 크리스마스 판매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향후 4~6주간 내년 반도체산업 전망에 대한 재평가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