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10명 중 8명은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고혈압 주간(11월29일~12월5일)을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 3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8%인 2백34명이 스스로 고혈압 환자인 줄 모르고 있다가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별다른 자각없이 생명을 빼앗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특히 혈압은 날씨가 차가워지면 급격히 올라가므로 겨울철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 주간을 맞아 고혈압 환자의 겨울나기를 알아본다. 도움말=대한고혈압학회 ◆겨울아침을 조심하라=성인의 정상혈압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심장 밖 혈관으로 밀어낼 때의 압력(수축기 혈압)이 1백20㎜Hg 미만,심장이 확장해 혈액이 혈관에서 유지될 때의 압력(이완기 혈압)이 80㎜Hg 미만이다. 수축기/이완기 혈압이 1백40㎜Hg/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혈압은 여름철이 되면 떨어졌다가 찬바람이 불면 급상승한다. 겨울철에는 추위 때문에 외부로 나가는 열의 발산을 막아야 하므로 체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Hg 정도 올라가고 이완기 혈압은 0.6㎜Hg 정도 높아진다. 즉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최고 13㎜Hg나 올라가게 된다. 또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한다. 겨울철 아침은 그래서 더 위험하다. 아침에는 혈관 수축이 활발해져 혈압이 상승하는데 신문을 가지러 가거나 아침운동을 하기 위해 바깥에 갑자기 나가면 심장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히 약 복용해야=고혈압은 현재로서는 예방과 치료가 불가능하다. 환자의 90∼95%를 차지하고 있는 본태성 고혈압은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거나 비만,짜게 먹거나 스트레스,고령,흡연 등이 고혈압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약을 끊으면 재발하게 되므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안정시 혈압이 1백60/1백㎜Hg 이상 되는 고혈압 환자는 약물 요법과 식이요법,유산소 운동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가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게 3개월 이상 규칙적으로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은 4∼9㎜Hg,이완기 혈압은 3∼15㎜Hg정도 내려갈 수 있다. 역기들기 단거리 달리기 등은 오히려 혈압을 급격히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혈압 낮추는 생활습관 몸에 배어야=고혈압은 약 복용외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따라서 늘 자신의 혈압을 체크하고 조절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무조건 바꿔야 한다. 혈압이 높다면 음식에 거의 간을 하지 않은 상태로 2∼3개월 정도만 싱겁게 먹어도 혈압이 7∼8mmHg 내려가고 먹는 약의 양도 줄일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