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4:16
수정2006.04.02 14:19
대단지 전원주택용 부지를 수십 필지로 쪼개서 파는 편법 분할 분양이 수도권 일대에서 다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단지형 전원주택에 대한 개발행위 규제에 나서자 1개 필지를 여러개로 쪼개서 파는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일명 '폭탄분할'로 불리는 이런 수법은 용인 양평 광주 등 전원주택 입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수도권에서 빈발하고 있다.
일부 지역 관공서 앞에는 이를 전문적으로 해결해주는 업소들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탄분할,경기도 일대에서 다시 활개
'폭탄분할'은 덩치가 커서 매매가 안되는 토지를 한꺼번에 여러 조각으로 나눠서 파는 수법이다.
지난 2002년 펜션붐이 일었던 강원도 평창군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땅값이 급등하면서 강남 일대 기획부동산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던 이른바 '쪼개 팔기' 수법이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 재료로 한동안 수도권에서는 잠잠했으나 최근 단지형 전원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기획부동산들의 편법분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먼저 10∼30명의 공동투자자를 모아 공유지분 등기를 해준 뒤 분할청구소송을 통해 단번에 10∼30개 필지로 나눈다.
이처럼 폭탄분할을 통해 2백∼3백평 규모로 쪼갠 토지를 기획부동산업체들이 기존 시세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에 파는 방식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 강원도 평창군 일대에서는 동계올림픽 유치붐에 편승한 기획부동산업체들의 토지분할 판매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이 일대 투자자들은 지금도 분할판매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당시 기획부동산업체들은 평당 2만원에 임야를 매입한 뒤 토지분할을 통해 2백평 이하로 쪼개 평당 최고 18만원선에 되팔았다.
이후 개발이 불가능한 땅으로 밝혀지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경기도 일대 쪼개팔기 투자 주의 요망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 일원 지자체에서는 5천㎡ 이상 규모의 단지형 전원주택을 짓는 사업자에게는 지방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또는 자문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부동산들은 폭탄분할을 통해 대지를 작게 쪼갤 경우 개별적으로 인허가를 받아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
이에따라 경기도 용인과 광주 외곽에는 개별형을 가장한 단지형 전원주택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용인시 양지IC 인근에는 토지분할이 진행 중인 필지가 5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에서도 분할 토지에 대해서는 도로용 부지는 별도 분할을 해주지 않는 등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올들어 토지분할 신청이 갑자기 늘면서 전년의 4∼5배 수준인 30여건에 달하고 있다"며 "주로 개발허가가 잘 나지않는 덩치가 큰 임야가 많아 도로부지는 분할을 허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