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가전업체 하이얼이 한국 디자인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할 만큼 중국시장에서 한국디자인의 수요는 큽니다." 해외에선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한국 산업디자인전 행사인 '디자인코리아 2004'를 주최한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김철호 원장(58)은 "국내 디자인 전문업체들이 수출에 나설 만큼의 수준에 올라 있다"며 "중국 시장에 한국 디자인이 진출할 기회가 많다"고 자신했다. 지난 24일 개막한 디자인코리아는 27일 폐막한다. "중국에서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 같은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IT제품에 이미 한국 디자인이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중국에서도 독자 브랜드를 추구하는 중견기업이 늘면서 디자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문화가 달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겠지만 IT제품의 경우 중국의 디자인 수준은 한국의 95%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폴더나 슬라이드 방식 등 휴대폰 포맷디자인의 경우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디자인 시장에서는 유럽이 강세"라며 "하지만 한국이 첫선을 보인 스탠드형 에어컨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끈 것처럼 한국 디자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중국기업이 한국디자인진흥원에 의뢰를 해와 국내 업체인 디자인블루가 CI(기업이미지)를 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디자인연구소장 출신으로 지난해 5월 업계 출신으론 처음으로 디자인진흥원 수장에 취임한 김 원장은 "국내 디자인 전문업체는 2천여개사로 추정된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에도 산업디자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