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 "IT 빈자리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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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와 제약주가 강력한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와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각각 850∼880포인트와 43만∼46만원의 박스권에 갇혀 옴쭉달싹 못하는 사이 철강업종지수는 26일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약업종지수 역시 연일 강세를 나타내면서 7년만의 최고치로 치닫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주와 제약주가 실적부진으로 주춤한 정보기술(IT)주의 공백을 메우며 장세를 이끌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포스코는 26일 장중 한때 19만5천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도가 늘면서 상승폭이 줄긴 했지만 1.07% 오른 18만9천원에 마감됐다.
이로써 시가총액이 16조6천억원을 돌파,SK텔레콤과 한국전력을 제치고 단숨에 시가총액 2위종목으로 올라섰다.
또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대형주 뿐 아니라 문배철강 한국철강 하이스틸 포항강판 세아제강 등 중소형 철강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포스코 한국철강 문배철강 등 8개 종목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 한화 대우 골드만삭스 UBS 등 국내외 증권사들은 "철강주가 당분간 IT주를 대체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철강주가 최근들어 강세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업황,실적,수급 등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요소에서 호재가 잇따른 결과다.
당초 예상과 달리 철강경기의 호조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공급부족으로 가격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닛산자동차는 전날 철강재 부족으로 3개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키로 했으며,도요타자동차도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해외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공급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철강재 수급 불균형이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의 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기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철강 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 효과가 발생해 내년 연말까지는 철강 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화강세로 인해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회사들의 수익성이 제고될 것이란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양호한 실적과 함께 원화강세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동국제강은 최근 나흘간 22.4% 급등했고,현대하이스코도 사흘간 11.6% 올랐다.
박현욱 한화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업체의 M&A와 대형화,중국의 견조한 수요 등 펀더멘털 개선으로 철강경기 사이클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 부족으로 포스코 등 한국 철강사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원화의 급격한 오름세로 수입부담까지 덜게 돼 철강주는 당분간 종합주가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