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탯줄혈액(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척수에 이식해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를 일으켜 세우는데 성공한 것은 주목할 만한 우리 생명공학 기술의 개가다. 줄기세포를 척수마비 환자에게 적용한 치료성과로는 세계 처음으로 본격적인 줄기세포 치료시대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않다. 물론 이번 임상실험 결과가 환자 1명만을 대상으로 했고 아직 치료의 초기단계에 있어 그 성공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른 감도 없지 않다. 따라서 더 많은 치료사례가 축적돼야 하고 추가 검증절차도 필요하지만 척수마비의 치료 가능성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걸 만하다. 특히 탯줄혈액을 이용한 치료법은 윤리문제 등으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아복제와는 달리 상용화에 아무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각국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법 개발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시장만 앞으로 한 해 수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 배아복제 금지를 둘러싼 논란도 겉으로는 생명윤리를 내세우지만,실제로는 막대한 규모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배아복제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이미 많은 연구기관들이 복제연구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윤리논란을 이유로 연구를 중단한지 8개월만에 배아복제연구를 재개키로 한것도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볼수 있다. 따라서 정부도 줄기세포의 산업화를 전략사업으로 삼아 난치병 치료기술의 조기 상용화 연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육성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에서는 이미 우리가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성과를 거두고 있고,그러한 강점을 효과적으로 살려나가면 세계 줄기세포 치료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