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화됐던 스페인의 항구도시인 빌바오 시를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킨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Bilbao Guggenheim Museum). 1997년 10월 개관한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은 미국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건축물로 인해 매년 전세계에서 1백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다.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은 '세계적인 명물'로 불릴 만한 미술관 한 곳이 도시의 경쟁력을 엄청나게 높인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이 미술관이 빌바오시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의 용역을 받아 한 컨설팅업체가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은 개관 이후 지난해까지 6년동안 빌바오시에 약 1조5천억원(10억7천만유로)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 건립에 5천억원(5억달러)을 약간 웃도는 돈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투자 대비 부가가치가 이 기간 중 3배에 달했고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효과에는 관광객이 미술관 관람을 위해 지급하는 미술관 입장료,팜플렛·미술책 구입비는 물론 호텔 투숙비,음식료비,교통비 및 각종 편의시설 이용에 드는 비용 일체가 포함됐다. 지난해의 경우 지역경제에 2천1백억원(1억5천4백만유로)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람객 한 명이 미술관 관람을 위해 평균 24만원(1백76유로)을 지출했는데 이는 2002년에 비해 1인당 1만원(7유로)가량 더 늘어난 것이다. 빌바오시의 고용 유지에 미치는 효과(고용 창출이 아닌 고용유지 기여효과)도 98년 3천9백명에서 지난해에는 4천5백47명으로,해가 거듭될수록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재단이 운영하는 구겐하임미술관은 빌바오시 외에 미국 라스베이거스,독일 베를린에도 분관이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현재 대만과 상하이가 분관 건립을 위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