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로 대표되는 한류열풍이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학부모 20여명이 한국대학에 자녀를 유학보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25일 부산지역대학의 입시설명회에 참석하기위해 방문한 이리구치 히로노리 일본 쓰시마 고등학교 교감,시부에 유지 학부모회 회장과 목연수 부산 부경대학교 총장등을 초청,부경대에서 좌담회를 열였다. 이들 한일 양국 관계자들은 일본의 변화하는 한국인식과 청소년들의 유학붐,한류열풍이 한국대학등에 미치는 영향,이를 바탕으로 한 양국간의 교육교류등 민간 차원의 협력방향 등에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다. [ 참석자 명단 ] 이리구치 히로노리 쓰시마고등학교 교감 시부에 유지 쓰시마고교 학부모회 회장 하타시마 도모마사 쓰시마고교 학부모회 부회장 목연수 부경대 총장 김영찬 부경대 국제교류센터 소장 사회 = 김태현 기자 -------------------------------------------------------------- ▲사회=일본 고교 학부모들이 이처럼 부산지역 대학을 방문한 데서 보듯이 일본 청소년들의 한국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만.실제 한국 대학에 대한 평가와 유학 열기는 어느 정도입니까. ▲이리구치 히로노리 쓰시마고교 교감=쓰시마는 물론 후쿠오카 등 일본 남부지방에서 볼 때 도쿄와 같은 일본 중심지는 멀고 부산이 오히려 가깝게 느껴집니다. 부산의 대학 환경이 비용에 비해 훌륭한 편이어서 실리적으로 교육적으로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또 일본 남부지역의 경우 한·일 경제교류 확대에 힘입어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연관지어 비즈니스를 하려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면서 한국 유학붐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목연수 부경대 총장=지난 2000년부터 부경대가 쓰시마를 방문해 한국 유학을 권유한 이후 부경대에만 현재 34명이 공부하고 있고 부산지역의 다른 대학이나 사설어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일본 학생들은 줄잡아 1천명을 넘을 것입니다. 올해 들어 욘사마 덕분인지 유학 문의가 도쿄 등지에서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리구치 교감=쓰시마 고교에서는 한국 유학붐이 조성되면서 교사들과 학부모회가 교과목으로 국제문화 교류 코스를 마련,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국에 유학해 어학코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강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부에 유지 쓰시마 고교 학부모회 회장=욘사마 열풍 등을 타고 한국에 대한 인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한국 유학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학부모들이 '욘사마' 티셔츠를 입고 오거나 살 정도로 한국을 친한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녀를 한국에서 공부시키려는 학부모들의 바람은 한국에서 공부한 후 일본과 한국을 잇는 관광과 무역 분야 등에서 전문가로 성장해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10년 후 유학생들이 일본의 여러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양국이 이해의 폭을 넓히고 서로 꼭 필요한 이웃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회=일본도 학연사회라고 알고 있는데 일본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 비해 일본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우려되는 점은 없을까요. ▲시부에 회장=쓰시마섬에만 연간 1만5천명 이상의 한국 사람이 다녀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일 학생 모두가 양국과 관련한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산지역 대학들이 일본 남부지방의 웬만한 대학들에 비해 오히려 다양한 학과를 개설하고 있고 수준도 높아 앞서 유학한 학생들의 평가가 좋습니다. 또 일본사회도 국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외국 유학생들이 분야에 따라선 환영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타시마 도모마사 쓰시마고교 학부모회 부회장=88올림픽에 이어 월드컵을 통해 일본 사람들은 한국의 저력을 높이 사고 친숙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기동성과 강인함에 매력을 느끼고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 대학의 인기가 좋은 것은 학비가 일본의 3분의 1 정도로 싼 데다 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도 잘 구비되어 있어 일본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사회=일본 학부모가 한국 대학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이리구치 교감=학생들이 아무래도 어학실력이 달리기 때문에 수업을 잘 이해하고 끝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합니다. 졸업 후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목 총장=한국의 대학 수준과 환경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자신합니다. 일본 유학생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환학생 프로그램과 한국 교육프로그램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공부한 교수들을 일본 학생들의 상담선생으로 정한 데다 개인별 후견인 역할까지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함께 발전시킬 가교 역할을 할 전문가들을 육성한다는 의무감으로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회=일본 학생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한국 대학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목 총장=일본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4년 전부터 노력을 기울인 결과 최근 들어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매력적인 나라라는 인식을 심기 위해 현지 문화행사 등을 개최하고,일본 학생들 대상 장학금 특별융자 등 우수 일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졸업생의 한국 내 취업을 위해 교수들이 직접 뛰고 있습니다. ▲김영찬 부경대 국제교류센터 소장=일본 학생들이 한국에 와 수업을 잘 들을 수 있도록 한국학 프로그램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일본 학생들도 고교 때 한글과 문화를 마스터한다는 각오로 유학을 준비하면 훌륭한 한·일 교역 일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한국 학생들도 유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국제감각을 익히고 이웃나라를 배우는 '윈 윈'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