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근 < 경희대 행정대학원 교수 >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올해 뿐만 아니라 해마다 시험관리 및 공정성을 둘러싸고 시비가 이어져 왔다. 실제로 1회부터 14회까지의 합격률이 2.6%에서 38.2%까지 큰 편차를 보여 왔다. 이 때문에 해마다 출제기관의 전문성 부족 및 정부의 안이한 관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정책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시험의 감독·관리체계에 대한 새로운 조정이 필요하다. 현재 공인중개사 시험은 건설교통부에서 산업인력관리공단에 위탁해 관리하고 있으나 2002년 시험지 부족사태와 출제오류,2004년 난이도 조절 실패 등으로 국가자격시험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건교부는 공정한 시험을 보장하는 책임행정 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둘째,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중개업자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시험과목 조정이 필요하다. 85년부터 시행된 공인중개사 시험은 20여년 동안 출제과목의 변화가 없었다. 최근에는 리츠,모기지론의 도입으로 인해 부동산 금융이론이 필수과목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중개업자(broker) 시험에도 부동산 금융론이 포함돼 있는 것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시험과목의 축소 및 추가,2차 시험의 일부과목에 주관식 문제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셋째,공인중개사 자격 취득 이후의 사후관리 체제도 개편돼야 한다. 2004년 6월 현재 공인중개사의 개업 등록률은 34%선에 머물러 있다. 자격증 대부분이 '장롱'에 묻혀 있다보니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자들의 전문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로스쿨 제도처럼 전문성이 인정되는 부동산 석사학위 소지자에게는 시험과목의 일부를 면제해주거나 자격증 취득 후 1년 간 인턴과정 수료 후 개업하도록 권장하는 등 공인중개사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넷째,시험 출제선정 검토위원의 윤리성을 견제·감시하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 합격선에 근접된 수많은 응시자들의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출제 및 선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 스스로 자기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시험 출제위원의 자질에 대한 관리를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