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 내에서 계파간 '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권 다툼이나 이념적 성향에 따른 갈등으로 인해 당내 곳곳에서 대치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가깝게는 내년 3월 전당대회,멀게는 2007년 대선을 겨냥한 계파별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국가보안법 개정문제 등 현안을 놓고 세력간 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당권을 겨냥한 세 경쟁은 차기 대선전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차기를 꿈꾸는 인사들이 배후에 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전당대회 때와 달라진 것은 친노(親盧)세력이 분화되면서 대결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당권 경쟁구도는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을 축으로 한 당권파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재야파간의 대결로 압축된다. 여기에 유시민 의원이 이끄는 개혁당파와 문희상 유인태 의원 중심의 친노그룹,중도 보수 세력모임인 '안정과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 등이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때 힘을 합쳤던 당권파와 개혁당파간 대립이 당권경쟁의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 현재 양측은 "친노 적자는 우리"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김현미 정청래 의원과 명계남씨 등이 주도한 '국민참여연대'가 친당권파 색깔을 시사하면서 유시민 의원 중심의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와 각을 세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당권파와 국민참여연대(국참연)가 힘을 합치고 재야파와 개혁당파가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안개모는 일단 특정후보를 내지 않고 어느 시점에서 특정후보를 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권도전 의사를 내비친 인사는 당권파의 신기남 전 의장과 재야파의 장영달 의원,개혁당파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김원웅 의원 정도다. 당권파와 재야파가 손짓을 보내는 김혁규 문희상 한명숙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개각일정 여하에 따라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