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PGA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 오버홀저 "빌린 퍼터 덕에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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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첫날 10번홀에서 3퍼트한 후 화가 나 퍼터를 구부러뜨린 '무명'의 애런 오버홀저(29·미국).그는 나머지 8개홀을 피칭웨지로 퍼트하고,2∼4라운드에서는 동료인 톰 퍼니스 주니어가 여분으로 갖고 있던 퍼터를 빌려 사용했는데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상금 1백만달러(약 10억6천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 초반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오버홀저는 28일 제주 중문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3라운드에서 선두 미겔 히메네스(40·스페인)에게 1타차로 따라붙은 여세를 몰아 4라운드 전반에 2타(버디3 보기1)를 줄이며 히메네스와 자리바꿈을 해버렸다.
오버홀저는 후반 들어서도 13,15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권의 추격을 뿌리쳤다.
그는 17번홀(파3)에서 1.5m거리의 파세이브 퍼트를 성공한데 이어 18번홀(파4)에서는 그린사이드 칩샷을 홀 20cm에 붙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계랭킹 93위인 오버홀저는 이번 우승 한번으로 그가 올시즌 미국PGA투어에서 벌어들인 총상금(1백35만여달러,랭킹 52위)에 맞먹는 거액을 손에 쥐었다.
오버홀저는 내션와이드(미PGA 2부)투어 시절인 지난 2002년 삼성캐나디언PGA챔피언십에서 2위를 한 적이 있어 한국과 관련된 대회에서 2위와 우승을 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3년 미PGA투어에 합류한 뒤로는 지난 5월 와코비아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성적이었다.
오버홀저는 "퍼터를 빌려준 퍼니스에게 와인 몇병을 선물할까 한다"며 "내년에도 이 대회가 열리면 '디펜딩 챔피언'으로 반드시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전선수 중 나이가 가장 적은 나상욱은 기대밖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나상욱은 최종일 초반 보기만 2개 범할 정도로 경기가 안 풀렸으나 11번홀에 이어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는 저력을 보이며 주최국 한국의 체면을 살렸다.
나상욱은 히메네스와 함께 32만5천달러(약 3억3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 돈은 그가 올시즌 미PGA투어에서 획득한 상금(약 90만달러)의 3분의 1을 넘는 것이다.
나상욱은 "이번 대회의 상승세를 이어가 동계훈련때 약점인 퍼트와 체력 보완에 힘써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대회 초반 상위권을 달렸던 제주출신의 양용은(32·카스코)은 3라운드에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합계 3오버파 2백91타로 세계랭킹 6위의 파드리그 해링턴(33·스페인)등과 함께 공동 11위를 차지했다.
한국남자골프의 '간판'인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최종일 4언더파를 기록하며 합계 11오버파 2백99타로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서귀포=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