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9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집문제를 놓고 가파른 대치를 계속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불참하더라도 민주노동당, 자민련, 민주당 등 비교섭단체 3당과 함께라도 예결특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한 반면 한나라당은결산소위 위원장을 넘겨주지 않으면 물리적 저지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특히 결산소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양당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치킨게임 '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어서 접점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상임중앙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결산소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이 문제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처리된 사안"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의결사안을 뒤엎고 있다"고 비난한 뒤 "한나라당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예결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라디오에 출연, "국회법이 정한 법정시한을 넘기면 `예산대란'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세균(丁世均) 예결특위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예산을 정부안보다 7조5천억원깎자고 요구하고 있는데 자기들이 상임위에서 증액시켜 놓고 깎아달라는 것이 말이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합의를 깨고 결산소위까지 독식한다고 해서 이런 사태가 왔다"면서 "집권 여당이라면 예산을 정상 처리하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독선과 위약으로 도발을 해서 야당의 반발을 유도하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결산소위 위원장이든, 예산계수조정위원장이든 둘 중에 하나를 야당에게 양보하면 쉽게 해결된다"면서 "예산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국민세금이나 부담금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단독으로 처리하면 우리도 인정하지 않고 국민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승민(劉承旼) 제3정조위원장은 "결산소위원회는 결산결과를 고발하거나 감사원 특감요구 등을 할 수 있는데 여당이 결산소위원장까지 하겠다는 것은 이런 부분들을 대충 넘어가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김형오(金炯旿)사무총장은 "몸으로라도 협상으로도, 대화로도 (단독강행은) 막아야 한다"며 강한의지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당소속 예결위 위원모임을 갖고, 여당이 예결특위를단독 강행할 경우 대응방안과 예산안 처리전략 등을 숙의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