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웃속으로] (CEO들 은퇴하면 이렇게) "무의탁 노인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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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은퇴 후 이발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무의탁 노인들을 찾아 이발과 목욕을 시켜주면서 사회에 공헌하겠다는 마음이다.
마침 다니는 소망교회에 이발 기술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 역시 성당에서 지체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오 사장은 "과거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은인들로부터 받은 도움을 아직까지 잊지 않고 있다"며 "시간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힘 닿는 데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이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부각되면서 대기업 CEO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특히 대부분의 CEO들은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공헌활동과 별개로 다양한 개인적인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신헌철 SK㈜ 사장의 경우 각종 마라톤대회 참가를 통해 모은 임직원들의 성금을 장애인 재활단체에 기부하면서 청소년들에게 절대 희망을 잃지 말아달라는 격려성 편지를 직접 쓰기도 한다.
신 사장은 "남을 돕는 일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며 "성금의 액수보다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중수 KTF 사장 역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 속에서도 자원봉사 활동에 열심이다.
지난 9월 소년소녀 가장돕기 행사에 이어 최근에는 대한적십자사와 공동으로 긴급헌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지론을 갖고 있는 남 사장은 개인 '자격'으로도 어려운 이들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장차 현업에서 물러나고 나면 '아름다운 재단'과 같은 봉사단체에서 '백의종군'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대기업 CEO 자리에까지 오르고 보니 사회에 돌려줘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며 "단순한 물질적 도움보다는 손과 발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펼쳐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굳이 이름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재산의 일정 부분을 떼내어 사회공헌 활동에 보태겠다는 CEO들도 적지 않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 사장은 "일정액이 넘는 재산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제 어떻게 쓸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 보람있는 일에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나 봉사활동 외에 은퇴 후 대학강단에서 후진 양성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CEO들도 적지 않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상운 효성 사장,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은 해당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며 쌓은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은퇴 후 젊은 세대들을 가르치는 일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