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서로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며 힘 겨루기를 해온 결산심사소위원장은 어떤 자리일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의 소위원회 중 하나인 결산소위는 전년도의 예산을 정부가 제대로 집행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곳이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것으로 정부의 잘못된 예산집행을 찾아내 감사원 고발 등을 통해 바로잡자는 취지로 설치된 기구다. 결산소위가 전년도의 결산심사를 맡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여야가 결산소위원장직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진짜 이유는 예결특위 운영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으로선 한나라당이 결산소위를 무기 삼아 예결특위 운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예결특위 위원장은 물론 산하 소위원장까지 독식한 채 일방적으로 독주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은 결산소위가 가동될 경우 지난해 정부가 예산을 탈법적으로 집행한 15건의 사례에 대해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