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수명은 늘고, 퇴직은 빨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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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54.1세만 되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다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결과는 참으로 씁쓸하다.
특히 기업근로자들의 경우 평균퇴직연령이 52.3세에 불과해 평균정년(56세)에도 훨씬 미달하는 것은 조기퇴직이 얼마나 일반화되고 있는지,또 고령인력의 활용 및 고령화사회 대책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뚜렷이 보여준다.
자식 부양 등으로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들어갈 50대 초반의 나이에 밀려나는 근로자들의 가계형편이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1차퇴직을 하고 14년 후인 68.1세까지도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물론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경우 노후생활의 여유를 찾는 차원이 아니라 생계유지를 위해 임시직과 일용직을 전전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근로자들의 퇴직연령을 가능한 한 늦추면서 이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 만큼 절박한 과제도 드물다. 이와 관련해선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임금피크제를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본다.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숙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고 근로자 입장에선 정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는 까닭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고령화사회가 급진전되고 있는 만큼 그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퇴직연금제의 도입을 비롯 노후생활보장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광범하게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퇴직연금제의 시행은 그렇지 않아도 과중한 기업부담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함께 강구되지 않으면 안된다.
어쨌든 평균수명은 늘어나는데 퇴직연령은 앞당겨지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일임은 분명하다.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는 중장기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