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돕는 것은 기업경영과는 또 다른 보람과 성취감을 줍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30일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청량리역 앞에서 '밥퍼 행사'를 갖는다. 노숙자들에게 무료 급식을 하는 행사다. LG전자 임원 2백여명은 지난달부터 월 급여의 1%를 사회공헌 기금으로 내고 있다. 회사도 임원들의 사회기여에 보조를 맞춰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선진국형 사회공헌 제도인 '매칭 그랜트'를 도입했다. 김 부회장은 "고 구인회 창업회장 때부터 '국민이 사랑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LG가 있을 수 없기에 사회공헌은 기업의 기본적인 도리'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다"면서 "LG를 키워준 고객과 사회에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밥퍼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구자경 LG 명예회장(79)도 매주 월요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무실로 출근,LG연암문화재단 LG복지재단 LG연암학원 등 3개 사회복지법인 일을 직접 챙긴다. 구본무 회장도 LG상록재단 이사장을 맡아 환경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기업과 기업인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모두 2천5백48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전체 모금액 4천3백43억원의 절반이 넘는 59%에 해당하는 액수다. 기업들의 기여 비중이 4년 전만 해도 24%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신장세다. 국성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사회공헌에 나서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봉사 현장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기부 차원을 넘어 자원 봉사로 사회공헌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 최태원 SK㈜ 회장이 '사랑의 집짓기'에 참여해 땀 흘리며 못을 박고 석고보드를 자르는가 하면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앞치마를 두르고 '아름다운 가게'의 점원으로 나서 이웃을 돕고 있다. 삼성 포스코 등에 이어 LG전자는 최근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발족시켰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임직원의 사회봉사활동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인사고과에도 반영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금과 장비 인력 인프라를 제공하고 시민사회단체는 적절한 사회공헌 대상을 골라 효과를 높이는 분담·연계형 사회공헌 방식도 등장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ty) 경영'이 이제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