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국은행의 미국 국채 투자 잔액이 9월말 현재 66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미국 국채 투자 비중은 작년 6월 이후 감소세였으나 올해 5월 이후지속적으로 증가, 달러 약세에 대비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인 중국과 대조적이다. 30일 대우증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계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미국 국채 투자잔액은 666억달러로 지난 6월말의 605억달러나8월말의 634억달러에 비해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미국 국채 비중도 9월말 현재 38.2%로 6월의36.2%나 8월의 37.2%에 비해 높아졌다. 미국 국채투자 비중은 작년 6월말 45.7%로 사상 최고를 나타낸이후 감소세를 보여 지난 2월 35.0%로 떨어졌으나 5월이후 다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의 비중을 늘리는 것은 달러가치 절하 폭 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중국의 경우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미국 국채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있다. 중국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투자잔액은 9월말 현재 1천744억달러로 작년말의 1천580억달러, 8월말의 1천723억달러에 비해 증가했으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미국 국채비중은 9월말 33.9%로 작년 6월말의 42.5%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일본과 영국도 그동안 미국 국채 투자를 불려왔으나 9월부터 투자잔액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미 국채 투자잔액을 작년말 5천518억달러, 올해 6월말 6천893억달러, 8월말 7천219억달러 등으로 늘렸으나 9월말엔 7천204억달러로 약간 줄였다. 영국도 작년말 828억달러, 올해 6월말 1천265억달러, 8월말 1천348억달러로 계속 증가하다 9월말엔 1천346억달러로 주춤한 상태다. 대우증권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고 있는 상황에서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큰 손해를 보는 것이지만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최종 대외 지급준비금 성격이 있는 것이므로 수익률만을 고려해 자산을 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 통계수치는 추정치여서 실제 수치와는 다르다"면서 "외환보유액의 운용내역을 밝힐 수는 없지만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행도 달러 자산에서비달러 자산으로, 국채에서 비국채 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현재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