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이용한 수능 부정행위가 전국에 걸쳐 있다는 경찰 조사가 발표되면서 대학입시제도의 개편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수능제도를 예전의 '예비고사'와 같은 자격고사로 개편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입을 고교내신으로만 치르자는 주장과 대학자율에 맡길 때가 됐다는 의견이 또다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원단체 '자격고사'화 요구=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객관식 중심의 수능시험은 장기적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자격고사화 정도로 낮춰야 한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조속히 협의체를 구성해 부정행위 재발방지대책 뿐만 아니라 입시 제도 전반에 걸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재갑 대변인은 "수능은 국가시험이라는 점에서 선택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고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선택형 시험은 휴대폰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용이하다"며 "앞으로도 시스템 자체에 한계가 있는 현재의 대입제도를 유지해 나가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송원재 대변인은 "대입자격고사화를 골자로 한 수능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며 "교육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한계에 다달은 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신위주,대학자율 팽팽=두 단체의 주장은 일단 일치하는 듯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전교조는 내신 위주로 대학의 학생선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총은 대학별 자체시험을 포함해 대학의 학생선발권이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본고사 부활 등에 대해서는 일절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교총 등 교원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일 경우 수능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저한 수사를=교원단체들은 이 같은 대안 제시와 병행해 수능부정을 철저히 수사해 선의의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광주에서 수능부정이 터졌을 때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경찰에 제보된 의혹과 제보를 중심으로 한점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