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가 있어야 상권이 산다.'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가 재래식 극장을 급속히 대체하면서 지역상권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1998년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에 우리나라 1호 멀티플렉스인 CGV강변이 입점해 상가 활성화에 성공한 이후 멀티플렉스가 입점한 대다수의 건물 값이 오르고 상권이 살아나는 등 '멀티플렉스 효과'가 점차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지역 대형 상가업주들도 멀티플렉스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산 롯데백화점의 경우 롯데시네마를 입주시킨 뒤 매출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음식점 의류점 등이 잇따라 들어섰다. 또 서울 구로동의 애경백화점과 목동 현대백화점 등도 CGV를 유치한 뒤 유동인구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 불황의 영향으로 대형 백화점들의 매출이 예년같지 않은 상황에서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백화점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 일산점도 지난해 11월 6개의 영화관이 입점하면서 백화점은 5%,식당 패스트푸드점 커피숍은 평균 2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뿐만 아니다. 민자역사와 공항 전자상가도 멀티플렉스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CGV는 수원역사에 이어 지난 10월 용산역사에 입점했고 메가박스는 2006년 신촌역사에,롯데는 왕십리역사에 각각 들어갈 예정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멀티플렉스가 영화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식당 문화시설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소비문화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분당 일산 부천 안산 부평 등 수도권 도시에서 멀티플렉스를 찾은 관객들이 지난해 1천만명을 웃돌았다는 것은 멀티플렉스가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