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프로골퍼들에게 '골프룰 지식'은 승부와 직결된다. 미국 골프매거진 최근호가 올시즌 미국PGA투어에서 발생한 룰 관련 해프닝을 소개했다. ◆'백상어'의 착각=혼다클래식 2라운드에서 그레그 노먼의 티샷이 워터해저드 쪽으로 날아갔다. 노먼은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잠정구'를 쳤다. 그 때 문제가 생겼다. 규칙 27조2항에 따르면 잠정구는 볼이 OB나 로스트의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치도록 돼있다. 해저드 지역에선 잠정구가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먼이 두번째로 친 볼은 원구를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돼 곧바로 인플레이볼이 된다(재정 27-2a/2).원구를 찾아도 소용없는 것.노먼은 그러나 원구를 발견하자 잠정구는 집어들고 원구로 플레이를 속개했다. 이는 분명 '오구'(誤球)를 친 것이다(15조3항).노먼은 경기위원의 판정(2벌타)을 받아들이지 않고 경기를 포기했다. ◆마루야마의 혼선=NEC인비테이셔널 3라운드는 코스에 물이 괴어 '볼을 집어올려 닦은 뒤 놓고' 플레이하는 것이 허용됐다. 단 그 로컬룰은 플레이하고 있는 홀에만 적용된다.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는 2번홀에서 플레이중이었는데 볼이 3번홀 페어웨이로 넘어갔고 로컬룰에 따라 무심코 볼을 집어올렸는데,플레이하고 있는 홀이 아니었으므로 볼을 움직인 것으로 간주돼 2벌타가 부과됐다. ◆엘스의 영악함=마스터스 최종일 11번홀.어니 엘스의 티샷 훅이 나며 숲속으로 날아갔는데 잘린 나뭇가지 더미 옆에 멈췄다. 엘스는 나뭇가지들이 '치울 목적으로 쌓아둔 물건'(25조1항)이라며 구제를 요청했지만 두 경기위원은 구제받을 수 없다고 맞섰다. 논란이 길어지자 경기위원장인 윌 니콜슨이 엘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그만의 임기응변=요하킴 해그만은 로열트룬GC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벙커샷을 했는데 짧아 볼이 언덕을 타고 다시 벙커로 굴러들어오고 있었다. 볼이 어쩌면 그가 남긴 발자국에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해그만은 재빨리 그가 남긴 발자국을 두 발로 평평하게 골랐다. 규칙위반이 아닌 기지였음은 물론이다. ◆싱크,논란 끝에 우승컵 안아='키다리' 스튜어트 싱크는 MCI헤리티지클래식 연장 다섯번째홀에서 티샷이 황무지에 떨어졌다. 싱크는 경기위원을 불러 그곳이 '해저드'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샷하기 전 클럽을 그곳에 대고 볼 옆에 있던 '루스 임페디먼트'(자연장애물)까지 치웠다. 그런데 이 광경을 TV로 보던 한 시청자가 규칙(13조2항) 위반이라고 제보해 경기위원들이 다시 조사했다. 하지만 결과는 싱크의 '무죄'로 판명났다. 그곳은 해저드가 아니기 때문에 싱크의 행위는 룰 위반이 아니라는 판정이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