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 전공 과학자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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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과대학 출신들이 바이오(BT)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의과 출신 과학자들은 동물 복제에 이어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줄기세포를 이용한 척수마비 치료 등 굵직굵직한 성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배아복제 등 사회적 이슈분야에 도전,수의과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의대나 이과대에 비해 한수 아래로 평가돼온 수의대가 의학·생명과학 연구의 본산으로 자리잡게 된 배경으로는 의대 출신 못지 않은 의학적 백그라운드에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연구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의학과 출신으로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우선 꼽을 수 있다.
황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연구 결과를 미국의 '사이언스'지에 발표하면서 세계적 스타 과학자로 떠올랐다.
최근엔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한 과학전도사로 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강경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주력,최근 조선대 송창훈 교수 등과 함께 19년 동안 휠체어 신세를 진 척수마비 환자를 치료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대 수의대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낸 이영순 교수를 비롯 조맹행 교수(독성학),이장헌 교수(생리학) 등이 연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강원대 우흥명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동물간 신장 이식 수술을 처음으로 성공시킨 데 이어 쓸개즙이 없어진 반달곰을 치료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바이오벤처 업계에서도 수의대를 나온 경영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간판 시계업체에서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 중인 오리엔트의 장재진 대표는 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수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장 대표는 1991년부터 2003년까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제노믹스를 경영했으며 오리엔트와의 합병 후에도 대표를 맡아 변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안정성 및 독성 평가서비스 업체인 바이오톡스텍의 강종구 대표는 서울대 수의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일본 도쿄대에서 또다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 대표는 충북대 수의학과를 나온 이종성 기술이사를 비롯 수의대 출신 연구진들을 이끌고 바이오서비스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천연물 의약벤처인 알앤엘생명과학의 라정찬 대표 역시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으로,LG화학 동물의약사업팀장을 지낸 후 2000년에 회사를 설립했다.
강경선 교수는 "수의대는 의대와 비슷한 학문적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바이오기술 연구면에서는 오히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줄기세포를 비롯 수의학자들의 연구범위가 갈수록 확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