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이 금년도 유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에서 한류붐은 대단하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붐이 먹거리로 퍼지더니,한국교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 일본언론들은 한국인의 교육열기를 집중 보도했다. 후지TV는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영재교육과 어린이 영어공부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들은 일본의 평준화 교육으로 아이들의 학력이 급속히 떨어져 장래가 걱정스럽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한국이 현재와 같이 교육에 집중 투자하면 언젠가 평화상 이외의 부문에서도 노벨상을 타지 않겠느냐며 후한 점수를 줬다. 한국학생들은 일본학교에서 매우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말도 잘 안통하는 초등학생들이 전교에서 영어 수학은 가장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기자가 살고 있는 동네만 해도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밤 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면서 영어 수학은 물론 과학 사회 과외까지 받는 아이들이 많다. 일본은 90년대부터 교육과정을 개편,초등학생의 경우 학습량을 30%가량 줄였다. 대신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 교육을 강화했다. 서구화가 한국보다 수십년 앞선 일본이지만 공립 초등학교에서 영어는 정규 과목이 아니다. 6학년도 원하는 학생만 특활반 형태로 참가한다. 일본에서 11월 하순은 운동회나 음악회가 열리는 시즌이다.기자는 학부모 입장에서 참석해 봤다.1학년에서 6학년까지 모두 악기를 들고 몇달 동안 땀흘린 작품을 연주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전교생이 참여하는 집단체조는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6학년 대표 어린이는 "모두가 열심히 연습했고,마음이 하나가 되면 커다란 힘이 된다는 것을 음악회를 통해 느꼈다"고 인사말을 했다. 점수를 더 따고 동료를 이기기 위해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하는 한국 어린이와 예체능에 힘을 쏟는 일본 어린이들이 10년,20년 뒤에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