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난 3·4분기(7∼9월) 국내 가계의 엥겔계수가 4년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3·4분기 중 엥겔계수는 전분기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한 28.4%를 기록,2000년 3·4분기(28.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엥겔계수란 19세기 독일 통계학자 크리스티안 엥겔이 만든 것으로,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한 가구가 일정 기간 1백만원을 쓰면서 이 중 30만원을 먹고 마시는 물품을 사는 데 썼다면 이 가구의 엥겔계수는 30%가 된다. 통상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식료품비 지출은 줄이기 어려우므로,엥겔계수는 생활형편이 좋아져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하락하고 반대로 경기가 침체돼 생활형편이 어려워지면 올라간다. 국내 가계의 엥겔계수는 지난 99년 27.9%에서 △2000년 27.4% △2001년 26.3% △2002년 26.2% 등으로 점차 하락하다 올 2·4분기 27.2%로 올라선 뒤 3·4분기 들어 28%대로 급등했다. 또 외식비를 제외한 식료품비의 소비지출 비중도 3·4분기 15.9%로 나타나 2000년 4·4분기(16.4%) 이후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엥겔계수는 식료품 외에 외식비와 주류비 등도 포함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엥겔계수보다 다소 높게 나온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