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A(기업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건설사들이 해외 단기 투자자금이나 국내 기업사냥꾼의 머니게임 대상으로 잇달아 전락하자 대우건설 쌍용건설 등 매각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 임직원들이 종업원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되살아난 회사를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매각주체인 자산관리공사와의 의견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일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자산관리공사가 보유 중인 주식을 인수해 종업원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달 중 주식매수 방안을 확정키로 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회사 임직원과 협력업체들이 힘을 합해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종업원들의 퇴직금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다시 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추가로 주식을 인수하면 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회사측은 서울역 앞 대우빌딩 같은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우리사주조합에 1천5백억원 정도를 출연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외 투기자금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산관리공사가 매각주간사의 실사를 거친 후 우리사주조합에 최우선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며 "우리사주조합원이 인수할 경우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매각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쌍용건설 노조도 우선협상 대상자가 회사를 지속적으로 영위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사주조합이 주식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종업원지주회사로 전환키로 했다. 쌍용건설 임직원은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한 주식 38.75%중 20%를 우선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쌍용건설은 주식인수에 필요한 6백억원 이상의 자금마련 방안 등 대응책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 주도로 태스크포스팀을 가동 중이다. 프론티어 M&A의 황호승 부사장은 "기업사냥꾼들이 자기 돈없이 피인수 대상기업의 자산이나 현금을 이용해 회사를 인수한뒤 차익을 먹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앞으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업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업체보다는 회사를 지속적으로 영위할 업체에 기업을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