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일본 소니의 30%를 밑도는 등 한국 업종대표주들이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훨씬 싼 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국내 기업이 내는 실적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결과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우량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200 종목의 지난달 말 평균 PER는 13.6배로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28.1배)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미국 다우30지수의 17.4배,홍콩 항셍지수의 19.7배 등 주요국 지수보다도 훨씬 낮았다.
PER는 벌어들인 주당 이익 대비 주가의 비율을 말한다.
주당 10원의 이익이 나는 기업의 주가가 1백원이면 이 기업의 PER는 10배가 된다.
삼성전자의 PER는 11.9배로 동종업체인 미국 IBM의 20.3배,일본 소니의 39.1배에 크게 못미쳤다.
이들 3개 업체가 모두 주당 10원의 순이익을 냈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1백19원인 반면 IBM은 2백3원,소니는 3백91원에 거래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익 규모를 보면 삼성전자가 오히려 외국 경쟁업체를 앞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PER가 6.8배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11.4배에 못미쳤고,
SK텔레콤의 경우 PER가 7.6배로 일본 NTT도코모(13.3배)나 미국 버라이존(19.3배)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일본 도쿄전력의 PER가 22.0배인 데 비해 한국전력은 7.1배에 머물렀다.
유통업체 대표주자인 신세계는 PER가 18.5배로 미국 월마트(23.2배) 일본 세븐일레븐재팬(27.3배)보다 낮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과 함께 국내 기업의 투명성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상황이어서 이같은 주가 저평가현상은 기업 내부문제라기보다는 지정학적 요인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