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총리가 출마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야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결과에 불복, 1일 의회의 내각 불신임 의결까지 끌어내고 결선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등 `오렌지 혁명'을 가속화하고 있다. 야당은 대선기간 내내 오렌지 색 옷, 오렌지 색 현수막, 오렌지 색 리본을 사용했고 지난달 21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 발표 이후 시작된 불복 시위 때마다 오렌지색 테이프로 시위대의 구역을 지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야권이 오렌지 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야당 후보 빅토르 유시첸코를 지원하고 있는 심리치료사 나탈리아 쿠크티나는 "공산혁명의 상징인 빨간 색은 너무 공격적이지만 한 톤 낮춘 오렌지 색은 평화적이고 건설적인 변화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유시첸코 측 선거홍보기획자인 막심 사바네브스키는 "우리는 지난 10월31일 대선 1차 선거가 실시되기 일주일 전 재료를 사서 리본을 만들어 지하철 전동차에 매달았고 친구들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야당이 오렌지 색을 상징 색으로 정한 것은 2002년부터로, 여러가지 면에서 의도적인 것이었다. 당시 유시첸코의 `우리 우크라이나' 당은 총선 포스터를 눈에 잘 띄게 하려고테두리를 오렌지 색으로 장식했다. 올해 대선에 출마한 유시첸코는 당연히 그때의오렌지색을 다시 선택했다. 야당은 오렌지색이 여당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 진영이 사용하고 있는흰색과 파란색에 비해 "따뜻한" 색깔이라며 흰색은 눈 덮인 거리에서는 잘 안보이고파란색은 "차가운" 색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이런 오렌지 물결에 대해 여당 지지자들은 심한 불쾌감을 보인다. 야누코비치 총리의 부인인 류드밀라는 최근 동부 도네츠크시에서 가진 유세에서야당의 시위는 미국의 사주한 "오렌지색 난장판"이라고 헐뜯었다. 류드밀라는 "괜찮은 악몽이다. 렌지색으로 도배를 했지만 보통 오렌지색이 아니고 마약에 절은 오렌지색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여당의 텃밭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최근 몇 주 간 "오렌지"라는 말은"도둑" 또는 "범죄자"와 동의어가 되기도 했다. (키예프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