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주가는 지난 10월5일 장 중 6만1천2백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당일 종가는 6만6백원으로 상장 이후 처음으로 6만원의 벽을 뚫었다.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주가가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현대차의 수출평균단가(ASP)는 1만6백90달러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ASP는 8월부터 석달 연속 1만달러를 웃돌았다. 올 들어 10월까지의 수출물량은 작년 동기보다 11.6% 증가한 89만6천여대,금액은 18.3% 증가한 92억달러였다. 반면 같은 기간 내수판매는 15.2% 줄어든 45만1천여대에 그쳤다.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 초 51.42%였던 외국인 지분율도 꾸준히 늘어 11월30일 현재 56.14%에 달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의 지배력과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지난달 하순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인 'Baa3'로 상향조정한 점도 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요인으로 꼽힌다. 이로써 현대차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무디스의 신용등급에서 투자적격으로 올라섰다. 지난 8월 이후 상승세를 탔던 현대차 주가는 10월 사상 최고치 돌파 이후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강세(달러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외부 악재가 잇따라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가 실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더라도 외환 헤지와 수출가격 인상,유럽지역으로의 수출 확대,인건비 감소 노력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원증권도 "원·달러 환율 급락의 충격을 유로화 강세로 흡수하고 있다"며 "내년 수출평균단가 증가율이 8%에 달하면서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을 상쇄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대한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3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이 시작되는 데다 베르나 그랜저 싼타페 등 5년 간 준비해 온 주력차종의 신모델 출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의 경우 현지조립형 반제품(CKD:Completely Knock Down) 수출이 가장 큰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현대차의 CKD 수출이 지난해 1조8천2백60억원에서 올해는 2조8천억원,내년에는 3조6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