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의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지난 8월 이후 '건설주 랠리'가 지속되는 동안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콜금리 인하,'한국판 뉴딜' 등의 호재성 재료 발표에 따라 건설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에서였다. 해외수주 증가 등 실적 호조도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대우증권은 최근 현대건설에 대해 "해외공사 원가율 하향,이자비용 감소 등으로 내년 업계 최고의 실적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5월 6천원선까지 곤두박질쳤던 현대건설 주가는 8월 이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11월 중순에는 1만6천8백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가로 치솟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적이 주가상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 3분기 말까지 1천1백4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7% 늘어난 수치다. 건설경기가 침체된 3분기 중에도 2분기보다 6.5% 증가한 4백6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건설경기의 하강속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건설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외국인 지분율도 껑충 뛰었다. 7월 초 1.4%대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10%를 웃돌고 있다. 총 공사비 25억달러인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15·16단계를 수주할 경우 주가가 한단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맡게 되는 공사 규모는 18억달러(약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수주결과는 이달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17·18단계 발주도 예정돼 있어 일단 수주가 이뤄지면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잠재적인 물량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해외 출자전환 채무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가 모두 출자 전환되더라도 발행주식의 1.3%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컨테이너 부두 등 과거에 수주했던 저수익 해외 토목공사가 올해 말까지 대부분 완공돼 원가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자산 건전화를 통한 일회성 손실요인 감소 △신용등급 상향(BBB+) 조정에 따른 자금조달금리 하락 등의 호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공사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국내 건설시장이 침체를 지속하더라도 외형과 수익 모두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실적 호조에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 등을 들어 현대건설의 목표가로 1만8천원 안팎을 제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