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선박 건조 등에 사용되는 후판과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H빔 등 봉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올해 후판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이익이 급증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히며 주가도 급등했다. 지난 5월18일 7천10원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한 주가는 11월30일 1만9천3백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철강가격 상승으로 철강 업체들의 실적이 대부분 크게 호전됐지만 동국제강은 원·달러 환율 하락 효과를 크게 보는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영업이익은 1백10억원 늘어나고 영업외수지도 1백억원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동양종금증권은 분석했다.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이 5.5%에 그치는 반면 원자재인 슬래브와 철 스크랩의 수입 비중은 매출액의 47%에 달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유리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영업외 부문에서도 외화 차입금이 11억달러에 달해 외환 관련 이익이 1백억원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후판이 공급 부족 상태라는 점이 영업이익을 증가시킨 원동력이다. 동원증권은 한국과 중국의 조선 수요 증가로 후판 판매단가가 지난해 평균 43만6천원에서 올해 65만1천원으로 49.3%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의 후판 공급 부족 물량이 올해 5백10만t에 달하고 내년에는 중국 업체의 설비 증설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3백56만t 부족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와 있다. 내년에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부터 나홋카항까지 1천7백km의 파이프라인 공사가 시작되면 후판 수요가 1백20만t 늘어날 것으로 대우증권은 예상했다. 후판 가격 상승으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2천5백83억원의 배에 가까운 5천2백96억원에 달하고 순이익은 지난해 1천3백19억원에서 4천1백52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한 주당순이익은 5천7백81원으로 최근 급등한 주가를 기준으로 해도 주가수익비율이 4배에도 못미친다. 내년에는 후판의 경우 공급 부족이 지속돼 판매가격이 15∼20%가량 추가 인상될 것으로 대우증권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부문이 현상 유지에 머물고 원자재 가격이 올라 전체 이익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는 내년 순이익이 3천7백억원 안팎으로 올해보다 3백억∼5백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