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분당신도시 등 일부 인기 주거지역에서 급매물이 소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만 해도 급매물마저 팔리지 않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매물을 찾는 실수요자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에선 인접한 송파구와 강동구의 저밀도지구 아파트 시세가 상승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아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급매물이 팔려나가고 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밀집한 개포동 일대 저층단지들의 경우 시세보다 1천만∼3천만원 낮은 매물들이 지난달 말부터 평형별로 1∼2채씩 팔렸다. 실제로 개포주공 2단지 22평형의 경우 일반호가(7억∼7억4천만원)보다 낮은 7억원 이하의 매물들을 투자자들이 매입하고 있다. 개포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1∼4단지에서 급매물이 평형별로 1∼2개씩은 소화됐다"며 "더 이상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에선 지난달 중순 이후 정상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싼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이매촌 삼성아파트 46평형의 경우 일반호가보다 2천만원 정도 낮은 5억5천만∼5억6천만원짜리 매물이 거래되고 있다. 야탑동 주공아파트 15평형도 호가보다 1천만~2천만원 싼 1억1천만∼1천1천5백만원 수준의 저가매물들이 최근 보름 사이에 팔려 나갔다. 이매동 금탑공인 유영금 사장은 "보합 분위기 속에 급매물만 빠져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상가격의 매물을 사겠다는 수요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급매물이 빠지면 추격매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급매물이 나오길 기다리겠다는 분위기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사장은 "실수요자들은 아파트값이 당분간 은행 금리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느긋하게 저가 매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