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부터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나 기업 등을 매각할 때 국내 증권회사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토종 IB(투자은행)를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인터내셔널 쌍용건설 대한생명 등의 지분 대량매각 때 국내 증권사가 주도권을 잡고 외국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단독으로 매각을 주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정부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나 기업을 매각할 때 M&A(인수·합병) 주선 시장을 외국 대형 증권사가 독식하면서 많은 논란이 제기돼 왔다"며 "이같은 문제를 고치기 위해 M&A 주간사 선정의 원칙과 절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 우대 방안은 M&A 주간사 선정 때 외국계 증권사의 참여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국내 증권산업에 대한 기여도 배점을 높이는 방안이 골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대형 M&A 주간사를 선정할 때 외국계 증권사의 단독 입찰이 어렵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국내 증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토록 유도키로 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영업현황과 국내 상주 근무인원 등 국내 증권산업 기여도를 면밀히 따져 기여도가 큰 증권사에 높은 점수를 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증권산업엔 기여하지 않으면서 대형 딜에만 참가해 거액의 수수료만 챙기는 외국 증권사는 배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더라도 컨소시엄 내 국내 증권사의 입지가 강한 컨소시엄을 우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수수료 배분비율이 외국계와 국내사 6대 4인 컨소시엄과 4대 6인 컨소시엄이 있다면 국내 증권사 입지가 강한 후자에 후한 점수를 준다는 얘기다.


정부는 새로운 M&A 주간사 선정 원칙과 절차를 내년부터 들어가는 대우인터내셔널 대한생명 등의 지분 매각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