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식 이레전자 사장 ceo@erae.com > 올해 수출이 2천5백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수출효자 품목으로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제품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필자가 5년 전 디스플레이 사업에 뛰어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패널을 생산하는 회사가 두 개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최근 디스플레이 사업은 번창하고 있다. 수년 만에 생산액이 1천억원을 넘어섰고,이제는 경쟁력 있는 상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디지털방송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40여년 전 컬러TV가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브라운관TV가 전부였지만,앞으로는 '벽걸이TV'라 불리는 PDP,LCD-TV 등의 영상가전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일본이 디지털 TV에 대한 개발·기술력이 뛰어나고 그 뒤를 대만과 중국이 따라오고 있다. 방심은 금물이지만,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한국은 명실공히 디지털TV의 종주국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미 일본과의 기술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삼성과 후지쓰,LG와 마쓰시타의 분쟁이 디지털TV 시장의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이 방심한 10여년 만에 한국 기업들이 급성장한 것처럼 우리도 대만과 중국 등을 상대로 기술격차를 벌려나가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우리의 자랑스런 세계적 기업인 삼성,LG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만큼 중소기업들도 심기일전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LG가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기에 우리의 중소기업들이 이 시장을 넘겨 받아야 한다. 과거 어렵던 시절 형님들이 입던 옷을 아우들이 대물려 입었듯이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ODM,OEM 산업도 계속 키워나가야 고가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모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긴밀한 협조가 절실하다. 우리나라가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유수의 기업들을 물리치고 시장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것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기술개발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국민들의 높은 휴대폰 가입률 때문이다. 디지털TV 분야에도 이미 '준비된 기업'이 많다. 이러한 기업들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디지털TV에 대한 사랑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가 '디지털TV 종주국'이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