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UBS 주최 국내 주요기업 IR(투자자설명회)행사인 '코리아 컨퍼런스 2004'에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대거 참석,눈길을 끌었다.


행사에 참석한 국내기업 한 IR담당자는 "헤지펀드들의 국내 우량주 사냥이 본격 시작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이날 삼성전자와 SK(주) KT 등 국내 대표 우량기업들의 경영상황과 기업지배구조문제 등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SK(주)등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우선주 소각및 배당 계획 등을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2백50여개에 달했다.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최대 외국계 큰손인 캐피털을 비롯 피델리티 템플턴 등 세계의 주요 '큰손'들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온 헤지펀드 관계자들이 1백여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주우식 전무는 "처음 보는 헤지펀드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며 "3일까지 삼성전자와 1대1 미팅이 예정된 20여개 해외 기관들도 대부분 헤지펀드 성격"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국계 펀드인 TPG액슨캐피털의 가우라프 그로버 대표는 자신을 '헤지펀드' 대표라고 소개한 뒤 "올해 4번째 한국을 방문했는데,투자가치가 큰 우량기업이 많아 현재 6조원 정도의 자금을 조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기업에 투자할 지에 대해서는 공개를 피했다.


○…행사 첫날인 이날 삼성전자는 IR에서 주로 4분기 이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주우식 전무는 "세계적으로 IT분야 시장여건이 둔화되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부문 마진율이 내년 1분기부터 다시 좋아질 예정이고 반도체와 LCD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점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중점 설명했다.


SK㈜의 경우 일부 외국계 기관들이 △우선주 추가소각 여부 △원·달러하락에 따른 영향 △배당 계획 등을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승훈 SK㈜ 상무는 "우선주는 기존에 이사회에서 논의된 대로 추가소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SK㈜ 주가 상승은 소버린자산운용과의 지분경쟁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상 최고 실적을 내는 등 기업의 펀더멘털이 급속히 좋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온 외국기관들과 국내 참가기업 30여개사들간의 1대1 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행사가 열린 서울 신라호텔은 1층부터 3층까지 컨퍼런스룸이 모두 동이 났다.


첫날 삼성전자 SK㈜ 등에 이어 둘째날인 3일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하나은행 우리금융지주 포스코 등이 대규모 IR와 함께 1대1 미팅을 갖는다.


서울행사 비용과 관련,UBS측 관계자는 "보통 행사 주최측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도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는 해외 펀드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하겠다는 의욕이 강해 직접 비용을 부담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찬은 케네스 강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 주최로 열렸다.


케네스 강 소장은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며 "내수회복도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펼칠수 있을 것"이라며 "콜금리도 추가적으로 내리고,낮은 정부부채 수준을 감안할때 재정정책도 추가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케네스 강 소장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4.0%로 예상한다"며 "분기별로 성장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종태·임원기 기자 jtchung@hankyung.com